제주도연동성당

개요

건물명 : 제주 연동성당
위치 :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용도 : 종교 시설
대지면적 : 4,227.00 m²
건축면적 : 840.19 m²
건폐율 : 19.97 %
연면적 : 3,101.05 m²
용적율 : 34.44 %
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주요구조 : RC조

설계소묘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따라 한라산으로 올라가며 울창한 숲이 시작되는 도시와 자연의 경계에 위치하며, 남쪽으로 낮게 감귤 밭이 펼쳐져 시야가 열려있는 아름답고 아늑한 부지이다. 하지만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성당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으나 그 골조 그대로 성당이 완성될 수 없는 상태였고, 실제 성당의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정리하는 ‘공사 중의 리모델링 작업’을 맡게 되었다.
이미 완성된 건물 대부분의 콘크리트 골조는 그대로 유지 하며 기능에 맞도록 각실들의 위치를 재조정하고, 조금 남아있는 건폐율에 맞도록 필요한 기능의 건물을 추가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기존의 골조에 담기내기 어려운 교육공간, 사제관, 수녀원을 만들고 또 전체 부지를 자연 속의 성당으로 완성하는 작업이었다.
넓고 여유 있는 숲 속의 외부환경에 잘 어울리는 성당을 만들기 위한 부지활용방법을 먼저 찾았다. 숲을 배경으로 유난히 눈에 잘 들어오는 본당의 위상을 찾기 위해 신도들이 본당으로 가장 알기 쉽게 갈 수 있도록 2층에 위치한 본당으로 직접 올라가게 되는 외부계단을 추가하였다. 계단은 전실로 이어지며 자연의 경건함이 본당으로 연속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성당 영역에 들어서며 가장 눈에 잘 띄는 것은 성당의 지붕이고 그 방향으로 이어지는 넉넉한 계단과 전실 입구에 귤 밭으로 열려있는 박스공간이 만들어졌다. 그 접근로를 중심으로 하여, 본당 건너편에 단촐한 느낌이면서도 성당골조의 강건함이 연속되는 느낌의 사제관을 지었다. 귤 밭으로 내려가는 경사지여서 주임신부가 사용하는 1층 부분과 아래층 사제공간도 자연으로 열려 있고, 또 자연 속에 숨겨지듯 자리 잡은 집으로 만들었다. 진입로 오른편은 이미 다 써버린 건폐율의 건축면적으로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합리적이었다. 큼직한 선큰공간을 만들고 지하로 내려가는 널따란 계단은 옥외 미사와 다양한 성당행사에 활용될 수 있는 다목적 마당으로 만들었다. 이 선큰마당의 한쪽은 교육공간, 다른 쪽은 신도들의 교류를 위한 휴게실을 넣었다. 이 마당은 본 건물의 지하로 직접 이어진다. 성당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장례절차에 어울리는 접근과 성당의 본래 기능과 어느 정도 독립된 행사가 벌어질 수 있는 제안이었다. 지하는 다양한 목적의 행사와 별도의 미사도 볼 수 있는 식당이 가장 큰 공간이다. 상부 본당의 8각형의 실내 구조로 만들어진 독특한 형상의 골조 질서가 내부에서 그대로 공간을 규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외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2층 본당과 지하 선큰마당과 달리 1층은 2층과 지하층의 중요 기능공간을 지원하는 시설이 들어가게 되었다. 행정과 관리를 담당하는 공간이 전면에 있다. 뒤쪽에 수녀원을 만들었다. 남쪽으로 시원하게 열려 있으면서도 전체 건물에서 가장 보안이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건물 내부에 이미 만들어진 계단은 이들 모든 기능들을 내부로 이어주는 기능을 담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요 공간들은 외부로 서로 연결되도록 만들어져서 주위의 자연을 생활 속에 잘 담아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미 만들어진 노출콘크리트는 새롭게 만들어 추가된 부분에도 그대로 적용하였고, 제주 현무암 판석과 목재를 외부공간에 덧붙여 완성하였다. 실내는 가능한 골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필요한 공간들이 그 속에서 가볍게 구획되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연동성당에는 그 동안 비닐하우스를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또 집을 지을 수 없는 숲 속에 몇 개의 돌을 모아 만든 너무나 멋진 미사공간이 있었다. 새로 완성된 성당이 이들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검박한 정신이 지속되는 성당으로 완성되는 것은 신부님과 신도들의 몫일 뿐 건축가의 역할은 너무나 작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