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3월 임진각리노베이션
개요
건물명 : 임진각 관광지 재정비사업
위치 :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일원
지역지구 : 관리지역, 개발진흥지구, 군사시설보호구역
대지면적 : 2810.0 m²
건축면적 : 1280.21 m²
건폐율 : 45.56 %
연면적 : 2,589.27 m²
용적율 : 67.93 %
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주요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 철골조
설계소묘
분단현장을 목격하고 망향의 한을 보듬는 임진각, 그 주변 건물과 환경을 다시 정비하는 리모델링 작업으로, 경기관광공사의 지명현상공모에 당선되었다. 당초 임진각 주변 전체영역을 관광지로 재정비하는 거창한 계획이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임진각과 바로 옆의 파출소 건물에 대하여 리모델링하는 작업만으로 축소되었고 얼마 전에 완공되었다.
임진각은 남북긴장이 높던 지난 시절 민간인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던 최전방 지점이었으며, 지금도 휴전선 안보관광의 시발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광활한 평야의 임진각 주변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행사가 벌어질 때에는 중심건물이 된다. 임진각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은 임진각 옥상에 마련된 전망대에 올라 북녘 땅과 평화로운 풍경으로 휘돌아가는 임진강과 주변 평야를 바라보게 된다. 이미 도라산역을 향해 달리는 철도가 임진각 옆을 통과해 가고, 개성도 금강산도 열리고 있으니 장기적으로는 북쪽으로 향하는 철도와 고속도로의 중간 기착지이자 휴게소 역할을 담당하게 될 장소가 될 것이라 예측된다. 평화를 기원하던 장소의 기억은 앞으로 이 지역이 분단 상황이 극복되어도 분단의 역사를 기억하는 평화공원으로 자리 잡게 만들 것이다.
임진각은 북녘을 향해 보는 전망대의 역할과 이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의 무대역할을 맡도록 리모델링되었다. 현재의 주차장이 설치되기 전 작은 영역을 담당하던 임진각과 파출소 건물을 넓은 영역에 어울리게 질서를 다시 만들 필요가 있었고, 급하게 지어 삼십년 넘게 사용하여 낡은 시설을 다시 정비해야만 했다. 임진각과 파출소 건물을 하나로 이어주는 커다란 지붕 캐노피를 만들었다. 평소에는 주차장으로 주로 쓰이나 행사마당으로 종종 이용되는 광장을 향한 방향으로 건물이 행사의 무대가 되고 무대 위를 감싸는 지붕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또 임진각 옥상에 있어야 할 전망대를 향하여 언덕을 오르듯 올라갈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다. 주변 평화통일축전 사업과는 다르게 경기관광공사만의 아주 작은 예산으로 시행되는 리모델링작업이어서 70년대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지어진 기존의 지극히 평범한 구조와 외관을 갖고 있던 건물에 할 수 있는 것은 너무 제한되었다.
기존 건물의 벽체와 낡은 창들을 모두 뜯어내고 투명한 유리로 덮어 건물 내부에서도 시원하게 밖을 내다볼 수 있고, 밖에서는 건물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보면서 알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건물의 주출입구는 기존 두 건물의 사이공간이다. 이곳에서 임진각 건물로 들어서며, 건물의 한 가운데 공간을 열어 외부계단을 만들었다. 옥상 전망대를 향하여 건물을 사선방향으로 비스듬히 뚫어 놓은 모습이다. 기존의 두 건물 사이공간에 여유가 없어 임진각 건물의 외피를 역사면으로 조정하여 1층 부분의 공간을 넓히고, 단체 식당으로 이용될 지하층으로 들어가는 선큰공간도 설치하였다. 이곳을 통하여 냉전시대 기념비들을 모아놓은 정원으로 발길을 옮길 수도 있게 하였다.
보통은 외부 캐노피가 눈에 잘 띄는 요소이니 임진각을 도착한 사람들은 주변을 둘러보다 외부계단인 곡면의 캐노피를 통하여 위로 올라갈 것이다. 올라가며 점점 높아지는 눈높이로 주변을 조망하며 옥상의 전망대에 머무를 것이다. 옥상에서 건물 중앙에 있는 계단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내려오며 계단 양쪽에 놓인 전시장, 식당과 찻집, 기념품점을 거쳐 시설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건물 밖과 안을 오가며, 또 두개의 건물을 넘나들며 순환하는 동선체계에서 다양한 경로를 발견하며 탐험하듯 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커다란 캐노피는 기존 구조물의 변형을 가하지 않고 전체 외관을 전혀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장치가 되며 광장을 향한 건물의 역할을 잘 설명해 준다.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와 대비되는 철골구조로 가능한 가볍게 보여 지도록 만들고 싶었고, 지지기둥도 나뭇가지 형상으로 만들어 경쾌한 느낌을 강조하고 싶었다.
여느 공공발주의 건물처럼 입찰로 배정받은 시공과 감리로 설계와 많은 차이가 있고, 정밀도가 낮은 결과물이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축생산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여 잃어버리는 것이 얼마나 큰가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