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교회

개요

건물명 : 병산교회
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500번지 외 1필지
지역지구 : 관리지역, 제 2종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 종교시설(교회)
대지면적 : 1,350.00 m²
건축면적 : 699.56 m²
건폐율 : 51.82 %
연면적 : 1,242.41 m²
용적율 : 92.03 %
규모 : 지상 3층
주요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설계소묘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병산교회는 다섯 번째 교회를 짓게 되었다. 양평군 읍내에서 남한강 양근대교를 건너며 하류 쪽으로 눈을 돌리면 마주 보이는 낮은 소나무 언덕이 너른 밭을 편안하게 감싸고 있고, 그 언덕이 시작하는 곳이 대지이다. 남한강의 넉넉함으로 오랫동안 농사를 짓는 마을이 자리 잡은 곳이다. 강 너머로는 용문산 백운봉이 힘찬 기상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대지의 조건들을 살피기 위해 작업을 시작하며 사무실 가족들과 백운봉을 올랐다. 가파르고 뾰족한 봉우리에서 내려다보며 그곳에 지어질 교회가 어떻게 대지의 일부가 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되 지나치지 않는 모습이 되어야 하는 지 살폈다. 수려한 산세가 흐르고 강 쪽으로 낮게 펼쳐진 마을로, 대부분 집들은 언덕에 기대어 비록 단열패널과 파란지붕의 생경함이 있어도 주변 환경과 마을 전체에 거스르지 않고 있는 모습으로 새로 지어질 교회도 그렇게 마을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좁은 농로로 들어서면서 마을과 함께 사용할 교회마당을 빗겨난 진입도로에 이어 만들었다. 마당에서 위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고 길 양편에 두 개의 긴 매스를 평행하게 놓고, 그 위로 두 개의 곡면 벽이 물고기 모습으로 마주하고 있는 본당을 올려놓은 구성이다. 남쪽의 긴 매스는 마당 쪽으로 사택이 들어가고, 안쪽으로 교육관을 놓았다. 두 기능 사이에 마당을 만들어 교회 앞마당과 쉽게 이어지게 하였다. 평소에 많이 사용되는 남쪽 건물은 방마다 해가 잘 들게 만들었다. 농촌의 노인이 대부분인 신도들이 쉽게 와서 마을 사랑방처럼 쓰기도 하고,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는 곳이다. 본당 하부는 작은 예배공간과 아이들과 젊은 신도를 위한 찻집이고 또 도서관이다. 두 매스 사이에 난 언덕길을 올라가면 강 쪽으로 또 주변 언덕으로 탁 트인 위 마당에 이르고, 이곳에서 본당으로 또 목사집무실로 이어진다. 교회의 중요한 시설들이 모두 외부 공간으로 이어져 주변 자연환경, 풍경과 동화될 수 있게 만들었다. 강 쪽으로 이어진 본당 로비로 들어서면 백운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곡면 벽으로 감싸여진 예배실은 2층 높이이고 그 옥상은 하늘로 향한 또 다른 예배공간이다. 옥상에서 다시 외부공간으로 위 마당까지 계단과 테라스 공간들로 이어진다. 작은 교회지만 사용하는 방법도 공간의 연결도 모두 조밀하게 서로 이어지도록 만들어 외부와 내부동선이 이어지는 방법과 내부공간끼리 이어지는 방법이 건물 내외부를 계속 감싸 안고 돌아가고, 연결된 길과 복도마다 주변 환경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곡면 벽 본당은 외부, 내부 모두 백색벽돌을 쌓아 만들었다. 나머지 부분은 벽돌과 어울리는 백색 드라이비트, 백색시멘트 종석몰탈 긁어내기 마감이다. 맑은 공기와 주변 언덕의 나무의 녹색, 밭의 붉은 흙, 녹색의 농작물과 조용히 대비되고 빛과 그림자로 만들어지는 조형이 잘 드러나는 재료이다. 바닥은 콩자갈을 심은 콘크리트로 하여 농로의 느낌이 연속되며 건물재료와 어울리도록 만들었다.
주변에 새롭게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서 올 새 신도들과 오랫동안 교회를 지켜온 농촌의 신도들의 영혼을 오랫동안 지켜줄 교회가 되길 바란다.

2010. 2. 20.
글 권문성 /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